Denisa Chi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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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갑자기 뒤돌아선 시하의 등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 잤어요?’ 이 말이 저렇게 갑자기 등을 질 만큼 정색할 말인가 싶었다. ‘그냥 평범한 인사일 뿐이잖아?’ 게다가 자신이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도록 아침부터 제 침실 문 앞에 서 있었던 건 바로 그였다. 그래놓곤 저런 싸늘한 아우라라니. 생각 같아선 저도 똑같이 그를 콱 무시해버리고 싶었지만...

안나는 갑자기 뒤돌아선 시하의 등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잘 잤어요?’ 이 말이 저렇게 갑자기 등을 질 만큼 정색할 말인가 싶었다. ‘그냥 평범한 인사일 뿐이잖아?’ 게다가 자신이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도록 아침부터 제 침실 문 앞에 서 있었던 건 바로 그였다. 그래놓곤 저런 싸늘한 아우라라니. 생각 같아선 저도 똑같이 그를 콱 무시해버리고 싶었지만...

시하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하아…….” 오태영에게 배신당했을 때도 이렇게 한숨을 많이 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그는 지금 눈앞에 닥친 일이 막막했다. 시하가 또 한 번의 한숨 끝에 중얼거렸다. “윤태주 이 자식, 오안나 유혹하기 대작전 좋아하네.” 그런 유치찬란한 이름을 갖다 붙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아까 윤희를 만...

시하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하아…….” 오태영에게 배신당했을 때도 이렇게 한숨을 많이 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만큼 그는 지금 눈앞에 닥친 일이 막막했다. 시하가 또 한 번의 한숨 끝에 중얼거렸다. “윤태주 이 자식, 오안나 유혹하기 대작전 좋아하네.” 그런 유치찬란한 이름을 갖다 붙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아까 윤희를 만...

째깍째깍. 숫자 12를 막 넘어가는 짧은 시침을 바라보며 시하는 응접실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결국 CCTV로도 문찬영을 그렇게 만든 범인이 나라는 걸 사실을 알아내지 못한 거군요.” -네, CCTV에는 전무님의 뒷모습이 잡힌 게 다라고 했습니다. 일이 커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상대는 윤희였다. 일전에 펜트하우스로 찾아온...

째깍째깍. 숫자 12를 막 넘어가는 짧은 시침을 바라보며 시하는 응접실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결국 CCTV로도 문찬영을 그렇게 만든 범인이 나라는 걸 사실을 알아내지 못한 거군요.” -네, CCTV에는 전무님의 뒷모습이 잡힌 게 다라고 했습니다. 일이 커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상대는 윤희였다. 일전에 펜트하우스로 찾아온...

“이젠 네 꿈 말고 다른 게 먹고 싶어졌어.” 할짝. 시하가 귀를 핥는 느낌에 안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스으윽. 거기서 끝내지 않고 귓바퀴를 타고 미끄러지는 혀에 안나가 반사적으로 시하의 가슴을 밀어냈다. “미, 미쳤어요?” “뭐가?” “내, 내, 내가 내 몸 함부로 만지지 말라 그랬죠? 귀는 왜 깨물어요? 내 귀가 사탕이에요?” 그러자 시하는 안나가...

“이젠 네 꿈 말고 다른 게 먹고 싶어졌어.” 할짝. 시하가 귀를 핥는 느낌에 안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스으윽. 거기서 끝내지 않고 귓바퀴를 타고 미끄러지는 혀에 안나가 반사적으로 시하의 가슴을 밀어냈다. “미, 미쳤어요?” “뭐가?” “내, 내, 내가 내 몸 함부로 만지지 말라 그랬죠? 귀는 왜 깨물어요? 내 귀가 사탕이에요?” 그러자 시하는 안나가...

촤아악! 시하가 커튼을 걷어내자 병실 가득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햇살은 사르르 뻗어 나가 고요히 잠들어 있는 안나의 눈두덩 위로도 내려앉았다. 간지러운지 속눈썹을 움찔거리던 안나가 한순간 벌떡 몸을 일으켰다. “뭐야? 나 설마 또 잠들었던 거예요?” 안나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지 자신이 정말 잠들었던 것이 맞나 손으로 얼굴을 더듬었다. 그러고도 모자라 협...

촤아악! 시하가 커튼을 걷어내자 병실 가득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햇살은 사르르 뻗어 나가 고요히 잠들어 있는 안나의 눈두덩 위로도 내려앉았다. 간지러운지 속눈썹을 움찔거리던 안나가 한순간 벌떡 몸을 일으켰다. “뭐야? 나 설마 또 잠들었던 거예요?” 안나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지 자신이 정말 잠들었던 것이 맞나 손으로 얼굴을 더듬었다. 그러고도 모자라 협...

“왜 아무 말이 없어? 내 말 못 들었어?” 시하가 손등으로 안나의 뺨을 톡톡 두드리며 물었다. 하지만 안나는 충격으로 굳어서 그의 말에 대답할 정신 같은 건 없었다. ‘진짜로 저 악마가 날 좋아한다고?’ 예전이었으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펄쩍 뛰었을 테고, 얼마 전이었다면 그런 마음은 날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설득이라도 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의 고백은 거짓...

“왜 아무 말이 없어? 내 말 못 들었어?” 시하가 손등으로 안나의 뺨을 톡톡 두드리며 물었다. 하지만 안나는 충격으로 굳어서 그의 말에 대답할 정신 같은 건 없었다. ‘진짜로 저 악마가 날 좋아한다고?’ 예전이었으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펄쩍 뛰었을 테고, 얼마 전이었다면 그런 마음은 날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설득이라도 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의 고백은 거짓...

“내일 나랑 데이트하자!” 너랑은 뭘 해도, 어딜 가도 좋을 것 같아. “혹시 뭐 하고 싶은 거나, 어디 가고 싶은 데…….” 꽝! 응? 시하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 있는데 어느새 곁에 태주가 다가와 있었다. 그는 연신 손목을 문지르며 주인에게 말했다. “시하 님, 그렇게 갑자기 안나 님한테 들이대시면 어...

“내일 나랑 데이트하자!” 너랑은 뭘 해도, 어딜 가도 좋을 것 같아. “혹시 뭐 하고 싶은 거나, 어디 가고 싶은 데…….” 꽝! 응? 시하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 있는데 어느새 곁에 태주가 다가와 있었다. 그는 연신 손목을 문지르며 주인에게 말했다. “시하 님, 그렇게 갑자기 안나 님한테 들이대시면 어...

“그 답, 내가 직접 해줄까요?” 먹물을 흠뻑 빨아들인 듯 온통 시커먼 은재의 눈은 공포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은재에게서 뻗어 나온 검은 힘은 시하의 푸른 힘만큼이나 압도적이고, 광포했다. 단지 향수를 뿌린 것만으로 이토록 강한 힘을 뿜어내다니. 레플리카에 관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태주는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세세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답, 내가 직접 해줄까요?” 먹물을 흠뻑 빨아들인 듯 온통 시커먼 은재의 눈은 공포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은재에게서 뻗어 나온 검은 힘은 시하의 푸른 힘만큼이나 압도적이고, 광포했다. 단지 향수를 뿌린 것만으로 이토록 강한 힘을 뿜어내다니. 레플리카에 관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태주는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세세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야.” 아득하게 들리던 소리가 점차 또렷해진다. “……안나야.” 애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거두어가는 다정한 손. “정신이 좀 들어?” 안나는 부드럽게 뺨을 감싸는 손길을 느끼며 느릿느릿 깜빡이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흐린 시야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시하의 얼굴이 보였다. “차시하 씨……. 읏!” 아직까지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야.” 아득하게 들리던 소리가 점차 또렷해진다. “……안나야.” 애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거두어가는 다정한 손. “정신이 좀 들어?” 안나는 부드럽게 뺨을 감싸는 손길을 느끼며 느릿느릿 깜빡이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흐린 시야가 점점 선명해지면서, 시하의 얼굴이 보였다. “차시하 씨……. 읏!” 아직까지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게 왜 주은재 씨한테 있습니까?” 은재의 오른손에 들린 물건을 본 시하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나 역시 당황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은재가 가방에서 마지막으로 꺼낸 물건이 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물건인 까닭이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회중시계. 달칵하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 장식된 사파이어까지 완벽히 시하의 것과 똑같았다. 시하의 눈길이 무심결에...

“그게 왜 주은재 씨한테 있습니까?” 은재의 오른손에 들린 물건을 본 시하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안나 역시 당황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은재가 가방에서 마지막으로 꺼낸 물건이 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물건인 까닭이었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회중시계. 달칵하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 장식된 사파이어까지 완벽히 시하의 것과 똑같았다. 시하의 눈길이 무심결에...

“그러니까 안나가 처음 악몽을 꾸기 시작한 게 대략 1년 전…….” 안나의 꿈속으로 들어간 시하는 미리 건네받은 회중시계를 꺼내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렸다. 꿈속에서 찾고자 하는 정확한 지점이 있을 경우엔 이렇게 회중시계로 지정이 가능했다. 그의 손끝에서 사파이어가 박힌 짧은 시곗바늘이 빠른 속도로 8760바퀴를 돌아갔다. 그래도 안나가 최초로 꾼 악몽에 닿...

“그러니까 안나가 처음 악몽을 꾸기 시작한 게 대략 1년 전…….” 안나의 꿈속으로 들어간 시하는 미리 건네받은 회중시계를 꺼내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렸다. 꿈속에서 찾고자 하는 정확한 지점이 있을 경우엔 이렇게 회중시계로 지정이 가능했다. 그의 손끝에서 사파이어가 박힌 짧은 시곗바늘이 빠른 속도로 8760바퀴를 돌아갔다. 그래도 안나가 최초로 꾼 악몽에 닿...

촉, 촉, 물기 어린 마찰음이 고요한 응접실에 쉼 없이 울려 퍼졌다. 처음엔 침실에 초대해달라는 말 한마디에 목석처럼 굳어버린 안나를 놀리듯 장난스럽게 시작한 입맞춤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안나에게 닿는 순간, 이성은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본능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감질나게 안나의 입술을 빨아 당기던 시하가 한순간 안나의 허리를 부둥켜안아 소파에서 일...

촉, 촉, 물기 어린 마찰음이 고요한 응접실에 쉼 없이 울려 퍼졌다. 처음엔 침실에 초대해달라는 말 한마디에 목석처럼 굳어버린 안나를 놀리듯 장난스럽게 시작한 입맞춤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안나에게 닿는 순간, 이성은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본능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감질나게 안나의 입술을 빨아 당기던 시하가 한순간 안나의 허리를 부둥켜안아 소파에서 일...

“……설마?” 시하는 믿기지 않는 듯 안나를 끌어안은 채로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내려다봤다. 안나의 의식이 그 시점에서 끊긴 탓에 남자는 마치 박제처럼 굳은 자세로 멈춰 서 있었다. 경계에 완벽히 발을 디디며 시하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남자는 시하가 무척 잘 아는 얼굴이었다. “진짜 유현 형이야?” 안나를 잠재운 남자...

“……설마?” 시하는 믿기지 않는 듯 안나를 끌어안은 채로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내려다봤다. 안나의 의식이 그 시점에서 끊긴 탓에 남자는 마치 박제처럼 굳은 자세로 멈춰 서 있었다. 경계에 완벽히 발을 디디며 시하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남자는 시하가 무척 잘 아는 얼굴이었다. “진짜 유현 형이야?” 안나를 잠재운 남자...

“뭐? 차시하가 지금 어디에 있어? 미래 병원?” 아침 일찍 대표실에 나와 해우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정숙은 주석이 전한 소식에 사납게 표정을 구겼다. “네. 닥터 강이 펜트하우스에서 뛰쳐나오고, 1시간 후쯤 미래 병원에서 차시하 전무의 모습이 목격됐다고 정보원이 전해왔습니다.” “닥터 강은? 아직 연락 없어?” “계속 시도해봤는데,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뭐? 차시하가 지금 어디에 있어? 미래 병원?” 아침 일찍 대표실에 나와 해우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정숙은 주석이 전한 소식에 사납게 표정을 구겼다. “네. 닥터 강이 펜트하우스에서 뛰쳐나오고, 1시간 후쯤 미래 병원에서 차시하 전무의 모습이 목격됐다고 정보원이 전해왔습니다.” “닥터 강은? 아직 연락 없어?” “계속 시도해봤는데,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안나야.” 꿈에서 무언가 봤냐는 물음에 한동안 침묵하던 시하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안나는 잔뜩 긴장한 기색으로 그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어쩐지 그가 무슨 말을 꺼내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꿈속에서 시하가 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뜨끔한 순간이 있었다. “너, 전에 길에서 쓰러졌을 때…….” 역시, 그때 일도 꿈에서 본 거구나. 안나는 입술을 슬며시...

“안나야.” 꿈에서 무언가 봤냐는 물음에 한동안 침묵하던 시하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안나는 잔뜩 긴장한 기색으로 그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어쩐지 그가 무슨 말을 꺼내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꿈속에서 시하가 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뜨끔한 순간이 있었다. “너, 전에 길에서 쓰러졌을 때…….” 역시, 그때 일도 꿈에서 본 거구나. 안나는 입술을 슬며시...

‘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정숙은 보조석 등받이를 꽉 움켜쥔 채 전방을 살폈다. 분명 피를 흘리며 도로에 쓰러져 있어야 할 안나의 모습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정숙은 주석과 함께 성운 호텔을 나서면서, 동시에 안나와 차시하에게 미행을 붙여 위치를 파악했다. 그 후 택시...

‘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정숙은 보조석 등받이를 꽉 움켜쥔 채 전방을 살폈다. 분명 피를 흘리며 도로에 쓰러져 있어야 할 안나의 모습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정숙은 주석과 함께 성운 호텔을 나서면서, 동시에 안나와 차시하에게 미행을 붙여 위치를 파악했다. 그 후 택시...